생후 10개월경, 현우는 수모세포종이라는 뇌종양 진단을 받았습니다. 사실 현우는 선천성 심장기형으로 생후 3개월경 심장 수술을 받고, 4개월경에는 뇌압 조절의 문제로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3개월 후 MRI검사 결과, 수술 당시에는 보이지 않던 5cm 종양이 발견되었습니다. 숨골 앞에 위치한 큰 종양으로 현우의 생명이 위태롭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린 아이가 심장기형에 이어 소아암에 걸렸다는 사실이 너무나 참담하고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든 현우를 살리기 위해 곧바로 응급차를 타고 서울대학교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이후 집이 있는 부산으로 돌아오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릴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종양제거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 수모세포종이라는 것을 알았고, 36개월 미만인 현우는 방사선치료를 할 수 없어 6차 항암치료와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을 2차례 받았습니다. 치료과정 중에도 생각지 못한 일들로 가슴이 철렁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히크만이라는 중심정맥관을 가슴에 삽입한 후 목이 없어질 만큼 부어올라 응급조치를 받기도 하고, 치료가 너무 힘들었는지 현우는 고환탈장으로 2번의 수술을 받아 총 7번의 수술을 받은 아이가 되었습니다. 2번의 자가 조혈모세포이식 후에는 너무 힘들었는지 피부가 까맣게 되고 밥도 전혀 먹지 않아 다시 밥을 먹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긴 시간 동안 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이식, 면역억제치료를 받느라 발달이 많이 지연된 현우는 조금 회복한 이후부터 언어치료, 물리치료 등 재활치료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고, 올해는 어린이집에 입학해서 병원 밖에서 처음으로 친구도 사귀고 키즈카페, 마트 등도 다니며 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요즘은 어린이집 친구들이 발달이 느려 동생 같은 현우가 넘어지지 않도록 손도 잡아주고 이름을 부르며 반겨주어서 정말 고맙고 큰 감동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긴 시간을 지나 찾은 평범함 일상이 너무나 소중한 요즈음입니다. 지금도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에 걱정이 앞설 때가 있지만, 더디지만 조금씩 성장하는 현우를 보며 늘 마음을 다잡습니다. 지금은 속상하고 힘드시겠지만, 언젠가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힘을 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개구쟁이 현우는 평범하지만 너무 소중한 일상인 친구들과 선생님이 기다리는 어린이집으로 등원합니다. 그동안 많은 도움을 주셨던 수많은 분들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