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이 되고 처음에는 긴장해서인지 별 생각 없이 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학교에 적응하게 되면서 문득, 지겹도록 배웠던 수학, 물리, 화학을 반복해서 배우며 고등학교 때와 다름없이 생활하고 있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저는 다른 새로운 일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교실 밖의 강의를 듣고,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는 기회를 찾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자원봉사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는 제가 모르던 이야기들이 있었고, 그 이야기에는 제가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가치들이 있었습니다. 그 가치를 위해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사람들은 즐거워보였습니다. 자신과 상관없는 사람을 위해 시간을 나누고, 재능을 나누고, 돈을 나누는 사람들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시작한 활동이 바로 ‘위대한 블로거’였습니다.
'위대한 블로거' 모집 공지를 보았을 때, 어릴 적의 제가 떠올랐습니다. 소아암 같은 큰 병을 앓은 적은 없었지만, 허약체질로 병원을 늘 제 집처럼 오갔습니다. 그 때마다 너무 아팠고 무서웠습니다. 왜 내가 아파야 하는지 화가 나기도 했고요. 그런데 ‘소아암 어린이들은 얼마나 더 힘이 들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위대한 블로거'로 활동하며 만난 소아암 어린이들은 제가 생각했던 모습과 달랐습니다. 소아암은 너무나 고통스러운 병이지만 극복할 수 있는 병이었습니다. 그런 소아암과 싸우고 있는 어린이들은 저보다 강한 친구들이었습니다. 힘든 치료과정 속에서도 해맑게 웃는 모습, 자기 때문에 눈물짓는 엄마를 위로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제가 더 많은 걸 얻고 깨달았습니다. 아이들 마음에 제가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오히려 그런 저에게 도움을 주는 아이들을 보면서 더 열심히 소아암 어린이 이야기를 썼습니다. 저와 같이 느끼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면서….
나눔을 시작하기 전엔 뭔가 크고 대단한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 사실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러나 나눔을 시작한지 2년이 넘어가는 지금은 다른 생각을 합니다. 나눔은 그렇게 어려운 것도 대단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큰 나눔도 있지만, 작은 나눔도 많습니다. 가지고 있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조금의 시간과 약간의 노력도 나눔입니다. 나눔을 하면 어떠냐고 많은 사람들이 제게 묻습니다. 그럼 저는 이렇게 답하죠. ‘같이 해볼래요? 일단 해봐요. 그리고 어땠는지 내게 말해줄래요?’
http://blog.naver.com/rhdudtn0529
위대한 블로거란?
소아암에 대한 올바른 정보, 나눔에 대한 개인적 경험·생각 등을 자신의 블로그에 기재함으로써 온라인 나눔문화 확산에 힘쓰는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의 온라인 나눔 메신저입니다. 고영수 학생은 2012년 3월 위대한 블로거 2기로 선정되어 9개월간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여 ‘우수 블로거’로 선정되었습니다.
- 이 글은 소식지 '희망미소' 2012년 겨울호에 실렸습니다.